여행

제주도 여행 3일차 (제주도 아침 산책, 이호테우 해변)

여행하는 하몽 2022. 12. 17. 15:35

2일 차 아침에도 산책은 했었지만, 숙소가 워낙 산속에 위치했었고 공간이 한정적이다 보니 사진을 남기긴 어려웠는데,

3일 차엔 숙소 바로 앞이 바다였고, 바다를 따라서 산책길이 너무 잘 정비되어있어서 쾌적한 산책을 했어요.

제주 아침 바다

해가 막 뜨기 시작할 때쯤 나갔어서, 멀리 보이는 하늘색이 너무 예뻤었어요.

 

사진에는 색감이 다 담기지 못했지만 바다의 색도 하늘의 색도 너무 오묘하고 멋있어서

숙소에서 나와 사진을 찍고는 한참을 보고 있었어요.

바다를 생각하면 갈매기말고는 잘 생각이 나지 않았었는데, 걷는 와중에 웅덩이에 많은 새들이 모여있어서 가까이서 보니 오리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뭔가를 먹고 헤엄치고 있더라고요.

 

바다에 오리라니 처음 보는 광경에 신기하기도 하고 모여서 뭔가를 먹으면서 헤엄을 치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ㅎㅎ

길을 걷는 중간에 바다 웅덩이들도 보이고, 해녀 분들을 위한 공간도 마련이 되어있어서

새삼 내가 제주도에 온게 맞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웅덩이를 보면 작은 물고기들이 보이기도 하고 바다가 너무 맑고 투명한 데다 색이 예뻐서 자꾸만 쳐다보게 만들었어요.

 

제주도 하면 떠올랐던 길가의 야자수도 하늘색과 어우러지니까 아침 산책길을 더 기분 좋게 만들어줬어요.

 

사진에는 담지 못했지만 산책길을 따라가다 보니 작은 절이 하나 있었는데, 이른 아침에도 들어갈 수 있게 문이 열려있어서 가볍게 목례를 하며 생각도 정리하고 여행 마지막 날이 조심히 잘 끝나길 바라고 나왔어요.

여행하는 내내 바람은 많이 불었지만 날씨가 좋았어서 매번 이렇게 에메랄드 빛 투명한 바다를 볼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친구가 일부러 해안도로를 찾아서 따라가 주기도 했고, 숙소 주변이 전부 바다였어서 더 많이 볼 수 있기도 했고요 ㅎㅎ

 

사진의 바닷가에서 조금 더 가니 사람들이 저마다 바다 주변 바위에 올라가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저희는 모르는 포토 스폿이었나? 싶어서 가보고 싶긴 했는데 친구의 화려한 운전 솜씨 덕에 빠르게 지나쳐버렸어요 ㅋㅋ

이호테우 해변

마지막 날의 처음이자 마지막 행선지는 '이호테우 해변'이었는데,

첫날 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고등학생들의 수학여행 기간과 겹쳤어서 꽤 많은 학생들 인파를 뚫고 나왔었는데,

이곳에서 그 무리들 중 하나를 만난 것 같더라고요.

 

처음 해변 입구에서는 해변에서 놀거나 걷고 있는 가족이나 커플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유명한 '조랑말 등대' 근처로 가니 학생들을 수송하는 버스와 학생들이 가득하더라고요.

 

관광지이고 사진을 찍기 좋아서 많은 분들이 있을 건 예상했는데, 수학여행 무리는 어마어마하더라고요..ㅋㅋ

 

그래서 가까이에서 등대를 찍은 사진은 거의 없지만 멀리서 보는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의 색 대비가 멋있었어요.

 

이곳도 산책길이 잘 되어있어서 소나무 숲 사이의 길을 따라서 걸어서 다시 입구로 돌아갔는데,

산책길 중간중간에 쉴 수 있는 의자나 정자가 있어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쉬고 계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사진에서 보이는 웅덩이(?)의 돌 위나 주변에서 가족들이 아이와 함께 물놀이를 하거나 돌을 가지고 놀기도 하고 계셨는데, 이름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원담'이라고 불리는 밀물과 썰물을 이용해서 전통방식으로 물고기를 잡기 위해 만든 곳이고,

'이호테우 해변'에서는 이를 복원해서 만든 '이호 모살원'이 있다고 해요.

 

제 본가 근처가 여수나 고흥 그리고 갯벌이 있는 해변이 몇 있어서 바다를 멀리하고 지냈던 것은 아니지만

제주도는 이런 특이한 형식의 구조물이나 분위기가 그 특유의 제주도라는 느낌을 살려주는 것 같아서

사람들이 제주를 찾아와서 만족을 하고 돌아가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2박 3일이면 꽤 길거라고 생각했지만,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기도 했고

다시 한번 꼭 혼자서라도 방문을 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행 전에 한동안 주말이 없이 지내면서 여유를 많이 느끼지 못했었던 상태에서 갔던 여행이라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었고, 그저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었어서 더 만족하는 여행이었던 것 같고, 코로나 이후로 가지 못했던 여행에 대한 욕구가 살아나버리는 계기도 됐어요 ㅎㅎ